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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6월 13일 / 14일
    일단 뭐든 씁니다 2020. 6. 14. 23:31

    원래는 주말마다 엄마 보러 병원에 가야 했는데, 역병이 창궐한 관계로 병원 면회가 전면 금지인지라 설 연휴가 끝난 이후에는 집에 있는 날이 많아졌다. 물론 그 평화도 잠시 엄마가 또 크게 아픈 데가 있어서 주말에 집에 있다가 또 대학병원에 가서 임시 간병인 하다가 뭐 이런 루틴으로 바뀌었음. 그래도 여튼 엄마가 잠깐 다른 병원에 나와 있는 동안은 면회가 안되기 때문에 집에 있는 날이 예전보다 더 많아진 건 사실이고. 원래 나는 집 밖에 안 나가고도 잘 노는 사람인데다 지금은 독거인이다보니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현관문 밖으로도 안 나가는 삶을 영위하고 있고 나는 그게 매우 좋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누가 진정한 집순이인가 밝혀였다는 우스개를 봤는데, 정말이지 나는 집 밖으로 한 발짝도 안 나가고도 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 2020년이었다. 물론 집에 게임기도 있고 컴퓨터도 있고 책도 있고 비상식량도 있으니 가능하긴 하지만 여튼 식량 조달 혹은 정말 갑갑해서 바람을 쐬야 할 일이 아니고서는 밖에 안 나가고도 잘 지낼 수 있다. 원체 사람을 만나거나 시끄러운 데 다니는 걸 안 좋아하기도 하는데, 조용한 동네에서 혼자 지내다보니 그런 경향이 더욱 심해진 것 같다. 

    최근 에어팟 프로를 샀는데,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리시버는 처음 쓰는지라 무척 만족하며 쓰고 있다. 특히 전철이나 버스에서 쓸데없는 소음을 차단할 수 있어서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여 줘서 좋다. 가능하다면 사무실에서도 쓰고 싶지만 나는 사무실에서는 항상 귀를 열어놓고 있어야 하기에 아쉽게도 그냥 출퇴근길에만 쓰는 것으로. 닌텐도 스위치에도 아무 블루투스 리시버나 연결되면 좋을텐데 동글이 있어야 한다길래 그냥 게임할 때 쓰는 유선 이어폰을 꽂아 놓고 있다. 명목상 컨트롤러가 블루투스 사용해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는 하는데 나는 콘솔 제작사의 변명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살고 있다. 게임을 하면서 심플하고 조용한 삶까지 누리는 건 욕심이니까 그냥 그정도는 익스큐즈 하는 것이랄까나. 

    그래, 코로나 시대를 맞아서 오늘 나는 새로운 경험을 또 했다. 언제나 가고싶었던 빌리지 뱅가드 (뉴욕에 있는 아주 오래되고 역사적인 재즈클럽이다)를 과연 죽기 전에 갈 수나 있을런지 걱정되는 와중에, 빌리지 뱅가드에서 공연의 라이브스트리밍 이벤트를 해서 아침부터 박차고 일어나 관람했다. 오랜만에 직접 보는 건 아니래도 재즈 라이브 공연을 보니 너무 좋았다. 

    비록 공연장에서 뮤지션과 교감하고 또 옆의 관객들과 순간의 감흥을 나누는 벅찬 경험을 이제는 예전처럼 자유롭게 하기는 어렵겠으나, 그래도 이런 방식으로나마 뮤지션들의 연주를 보고 또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은 일인 것 같다. 꼭 이런 시국이라서가 아니라 재즈처럼 점점 어려워져가는 장르에서는 진작 필요한 일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인터넷 공간은 새로운 인류의 삶의 터전이 될 것인데 그 미래가 예기치 않게 조금 앞당겨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여튼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다를 것이고 나의 일상 루틴도 예전처럼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마스크를 쓰는 것은 덥고 새니타이저와 독한 물비누는 내 손을 망가뜨리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크게 아픈 데가 없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뭔가. 세상의 모든 변화란 그렇게 좋기도 나쁘기도 한 것 같다. 마치 내가 주말에 조금 더 늦잠을 잘 여유가 생겼지만 엄마가 크게 아파서 매일매일 가슴 졸이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회의와 회식이 없는 건 좋지만 엄마를 자주 못 보는 것은 싫은 일인 것처럼. 

    그래도 이런 예기치 못한 변화가 어떤 미래로 우리를 이끌어갈 지는 아무도 모르는거니까, 그냥 힘내서 오늘도 내일도 살아가는 수 밖에 없겠다. 그게 지금을 살아가는 나의 최선이고 또한 우리의 최선이 되겠지. 아아. 그치만 출근은 역시 좋거나 싫거나 한 일이 아니라 무조건 싫은 일이다. 회사 가기 싫어요 근데 돈 벌어야 하니까 가야지 엉엉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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