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남부, 우리가 '대한민국' 이라고 명명한 국가를 구성하는 시민들의 중요한 특성 : 북한이 도발을 하네 뭘 하네 난리가 나도 쿨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 물론 내가 아직 어릴 때, 학교에서는 이맘때 6.25. 계기교육이랍시고 글짓기를 하고 다큐를 보여주고 포스터도 그리고 뭐 그랬던 때야 서울 불바다니 뭐니 북에서 난리가 나면 사람들이 라면을 사재기하고 쌀을 사재기하고 뭐 그랬었다만. 지금의 한국인은 "정은이 풋옵션 걸었니?" 라며 농담이나 하고 출근도 하고 밥도 먹고 할 일 다 한다. 물론 출근은 옛날에도 했고, 그 때 애들은 다큐 비디오 보여줘봐야 "오올 포격 개쩐다" 뭐 이런 소리나 했다. 이미 우리에게 전쟁은 일어난다면 무섭지만 미디어의 도움 없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요즘 북한이 또 불바다네 뭐네 말이 많다. 보통 이럴 때는 내부에 문제가 있어 포커스를 외부로 돌리고 체제의 결속속을 다지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 수야 없지만 내부에 무슨 일이 있긴 한가보다. 사실 난 이제 통일은 좀 어렵지 않나 생각하는 입장이긴 한데, 여튼 전쟁이 나거나 갈등상황이 심해지면 서로 손해고 낭비 아닌가. 뭐가 됐든 좀 이렇게 잡아먹을 것 처럼 굴지 말았으면 좋겠음. 나에게는 먹여살릴 가족이 있고 먹여살릴 가족 때문에 피난도 못간다고.
그래서 나에겐 오늘 무슨 일이 있었냐면 어제 방통대 종강을 맞아 방탕하게 놀고 싶었으나 결국 나폴레옹 과자점 본점에 가서 빵을 마구마구 사는 게 나의 유일한 일탈이었다는 점에 절망하였다고 할 뻔 하다가 어제 잡아온 싱싱한 카스테라가 너무 맛있어서 아침부터 행복했다는 이야기. 서울안팎에 나폴레옹 과자점의 분점이 많은데 역시 본점이 짱이다. 본점에 가면 빵 담는 바구니가 무슨 마트 장바구니처럼 큰 게 있다. 내가 대학교를 4년을 혜화로 다니면서 나폴레옹 과자점의 존재를 몰랐던 게 수치스럽다. 심지어 한성대입구라니. 전철타고 졸다가 잘못 내려서 학교까지 걸어갔던 일이 얼마나 많은데. 거기 거대한 빵집이 있다는 걸 고려대에서 잠깐 일할 때 알게 되다니 정말 이건 빵순이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면 맛있는 빵은 행복이라는 것이다. 아 사라다빵 또 먹고 싶어요.
'일단 뭐든 씁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쿄와 여행을 생각하며 (3) 2025.03.04 일기를 미루지 마라 (0) 2025.02.18 2020년 6월 13일 / 14일 (0) 2020.06.14 2020년 6월 12일에 못 쓴 일기 (0) 2020.06.13 2020년 6월 10일 (0) 2020.06.10